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가 오는 날이다. 이번엔 청라에 지인과 약속이 있어서, 간단히 일정을 소화하고, 주변에 있는 청라고기집으로 갔다. 집 주변에 있는 정육점, 마트에서 고기를 사서 집에서 구워 먹는 경우 숙성 고기가 아니라 그런지 고기의 상태에 따라 식감, 특히 맛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밖에서 먹을 때는 조금 특별한 고기집을 찾는 편이다.

오늘의 맛집 : 3주간 교차숙성해서 돈마호크, 꽃목살이 특히 맛있는 청라고기집 – 굽도

그래서 이번에 찾은 곳은 3주간 교차숙성(웻에이징+드라이에이징)을 해서 고기가 씹는 맛도 좋고, 부드러워서 더 맛있는 곳인 굽도 GUBDO를 가봤다. 사실 드라이에이징은 스테이크만 하는 줄 알았는데, 오~! 여긴 3주간 웻에이징도 하고 드라이에이징도 하다니….

비오는 날이라 이렇게 운치있게 불빛도 반짝이고, 문 앞에 입간판에 자신있게 설명하고 있는 숙성고기들…

그리고 그 옆에는 돼지고기 전문점이라는 등이 켜져 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주소 인거 같은 @in_gubdo가 있다.

식당에 간 시간이 5시반 남짓 이었는데, 이미 어르신 한 팀이 8인석을 자리하고 앉아 계셔서, 그분들 안나오게 가게 분위기를 찍어봤다.

여기는 모든 고기를 구워주는 곳이다보니, 2인이 오는 경우 실내 분위기 영상처럼, 마치 일식당 오마카세 온 것과 같이 바 테이블쪽에 앉아서 구워 주는 것을 먹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조금 일찍 식당을 오기도 했고, 자리도 많이 남아 있어서 편안히 4인 좌석에 앉았지만, 다음에는 저기에 앉아서 먹어도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혼자, 혹은 2인 와서는 저기 앉아서 먹어도 분위기도 좋을 것 같고, 또 고기 굽는 건 신경도 안써도 되는…… 그런데 오늘 같이 바람이 많이 불고, 비까지 와서 조금 쌀쌀한 날씨에는 불 가까이 앉아 있으면 따뜻한 온기도 느낄 수 있는 4인 테이블이 더 좋았다.

이렇게 막 불 지핀 숯을 가져다 주시니, 뜨끈 뜨끈 추위를 한방에 녹일 수 있기도 해서~!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살펴보고, 처음엔 돈마 호크를 시킬까 하다가… 여러가지 부위 맛이 궁금해서 꽃목살과 삼겹살, 그리고 식사로 된장술밥을 주문했다.

음식 주문을 마치고 나면, 저렇게 숯을 넣어주고, 반찬과 특이한 앞접시를 준다.

무채나물, 갓김치, 양파 조림, 부추 무침, 파절이 이렇게 고기와 겻들여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이 나오고, 각각 앉은 자리 앞에 돌로 만들어진 접시 같은 것에 간단히 찍어 먹을 소스류인 소금, 홀그레인머스타드, 와사비, 젓갈, 절인고추 등이 있다. 네이버 예약하면서 봤는데, 배추, 고춧가루, 새우젓, 소금 모든 원재료 100% 국산 재료를 쓴다고 하고, 직접 가정내에서 만들어진 반찬들로 제공된다고 한다. 구워준 고기를 아래 사진의 접시에 두고 살짝 식혀서 먹으면 된다. 마치 스테이크를 구운 다음, 육즙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한 레스팅(resting) 과정 같이??? ㅎㅎ

그렇게 잠시 반찬들을 구경하고, 숯불 나온 것에 살짝 불을 쬐고 있으면 주문한 고기들이 등장한다.

앞에 놓여 있는 것이 꽃목살, 그 뒤에 있는 것이 칼집이 되어 있는 삼겹살이다. 그리고 함께 구워주실 호박, 가지, 안보이지만 꽈리고추가 있고, 은박지에 있는 것은 새송이 버섯이다. 그렇게 고기가 나오면, 채소부터 구워 주신다.

위에 영상에 처음 등장하는 쇠망은 고기를 굽다가 다 익은 애들을 올려놔 주는 용도이다. 그리고 채소를 구워주시는 동안 주문했던 된장술밥도 보글 보글 끓으며 함께 나왔다.

사진으로는 양이 적어보이는데(위에 영상에서는 그래도 양 많아 보이게 나옴), 밥 양이 거의 1.5 공기 양이다. 꽤 많다. 그리고 된장술밥인데… 고추가 약간 매운편이다. 그래서 더 칼칼하니 먹을 수 있긴 한데, 나처럼 신라면 먹을 때 땀 흘리는 사람은, 그리고 매운거 잘 못 먹는 사람은 주문할 때 고추 빼달라고 하시거나, 조금만 넣어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된장 술밥을 각자 공기에 덜어 담은 후 먹고 있다보면, 다 구워진 채소를 앞 접시에 옮겨 주신 후, 이제 본 메뉴인 꽃목살과 삼겹살을 구워주신다.

고기 빛깔이 동네에서 고기 사와서 집에서 구워 먹는 색상이라 확연히 다르다.

고기는 삼겹살이 좀 더 두툼하고, 꽃목살이 얇아서 꽃목살이 다 익으면 이렇게 망 위에 여전히 따뜻하게 먹으라고 올려놔 준다.

맛은 어떠냐고? 말해 뭐해~ 진짜 집에서는 절대 이런 맛으로 고기 구워먹을 수 없다. 강한 참숯불에 다가 3주간 숙성시킨 고기라서 위에 사진에서처럼 삼겹살도 고기 빛깔이 좀더 빨간 느낌이다. 돈 내고 와서 먹어야지만 맛 볼 수 있는 맛이다. 꽃목살은 폭신한 느낌에 뻣뻣하지 않은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고, 맛 또한 고소하다. 자극적이지 않게, 한 점은 소금만 찍어서 먹고, 또 한 점은 소금+와사비, 또 다른 한 점은 홀그레인 머스타드, 이렇게 먹다보면 이미 고기 한 덩어리를 다 먹게 된다. ㅎㅎ

그렇게 다 구워진 고기를 먹고 있는 동안에도, 사장님은 아직 익지 않은 고기를 정성스럽게 구워주신다. 이렇게 그릴링 서비스를 해주시니, 함께 온 아내와 마음 편히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편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다 구워진 고기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철망에 올려놔 주시고….

먹을 고기를 앞 접시에 잠시 두고, 레스팅…… 그리고 원하는 양념을 살짝 얹어서 먹으면 꿀 맛이다. 그 누가 그랬는데…. 삼겹살은 집에서 안 먹는 것, 남에 집가서 먹는 것 또는 남이 구워주는 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그래서 더 맛있기도 하겠지만, 암튼 집에서는 못 해먹을 숙성고기는 이렇게 밖에 나와서 사먹는 것이 확실히 맛있다. 그리고 고기와 함께 마무리는 은박지에 싸져 있었던 새송이 버섯도 함께 먹어줘야 한다.

커다란 새송이 버섯 하나를 처음에는 통으로 굽다가, 나중에는 이렇게 먹기 좋게 잘라주신다. 그렇게 꽃목살과 삼겹살, 된장술밥을 맛있게 배불리 먹고나서 계산을 하러 가면, 계산대 앞에 간단히 입가심 하라고 다양한 사탕도 놓여있다. 만약 이 포스팅을 보고 가신 손님이라면, 알차게 사탕도 챙겨서 나오시길~~!!!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맛집 투어하는 느낌으로, 일정이 생기기도 해서 자꾸 밖에서 먹는다. ㅎㅎ 그래도 맛있는 것 먹으니 기분은 좋다.

영업 정보
영업 시간 : 15:00 ~ 01:00 (라스트 오더 23:30) / 네이버에서 예약 가능 (예약하면 더 편해요.!) / 콜키지 가능
연락처 : 0507-1433-4556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in_gubdo/
주차 정보 : 청라 마르씨엘 지하 주차장, 유료 라고 적혀 있는데, 네이버 예약하고 상세 내용 보면 1시간 30분 무료 주차라고 안내되어 있음. 이후 추가 요금은 30분당 1,000원